4월을 보내는 일상.

벌써 4월이 가는 건가? 하고 깜짝 놀랐다가, 아직 한 주가 남았구나 하고 안도하다가,
아니 한 주나 며칠이나, 조만간 5월이잖아. 하고 다시금 놀란다.

집에서 일하고 있는 신랑을 두고 나왔다.
오피셜하게는 미장원에 다녀오는 건데 노트북과 수첩과 필기구를 바리바리 챙겨 두 시간 일찍 나와 카페에 들른다.
그거 들고 오는데 숨이 차다고 자리에 앉자마자 배 속의 아기는 딸꾹질을 열심히 한다.
가끔 가만히 있다가 아기가 딸꾹질을 하면 배를 쳐다보면서
“너~, 엄마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혼자 뭐 먹었어요?” 하면서 물어보기도 한다.

아직은 작은 신혼집이라 여력이 안되지만 언젠가는 ‘내 방’ 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본다.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집에서 일하며 집중해야 하는 신랑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신랑은 집에 ‘머물’긴 하지만 사실 근무하고 있는 건데 눈앞에 보이니 나는 종종 그 사실을 간과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를 떨거나 같이 뭘 하러 나가고 싶어한다.
많이 참아주고 있지만, 종종 흐름이 깨져서 힘들어하는 신랑을 보면 아차 싶고, 미안하고, 또 우습게도 서운하다.
그래서 난 카페 행- ^^ 을 택할 때가 있지만, 왠지 또 신랑 두고 나와 있으면 맘이 미안하다.
아아 내 마음이 문제여 -_-;;;

혼자 나와 있는 건 좋지만, 몸이 몸이다 보니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하는데 그때마다 노트북을 들고갈 수도 없고
사실 이것도 종종 곤란하다. 참다가 그냥 때맞춰 집에 돌아가기도 한다. 흑.

어제는 베이비페어에 가봤다. 생전 처음이라 겸사겸사 구경삼아 갔다.
평일이라 일해야 하는 신랑을 끌고 가서 미안한 마음에 후다닥 우리가 필요한 것들만 둘러보고 나왔다.
그래도 대충 큰 건 장만한 것 같다. 물려받은 유모차와 각종 아기용품 (공부가 많이 필요하더라;;) 덕분에 부담을 덜었다.
점점 이런저런 준비를 할수록 다가오는 ‘육아’라는 세계에 대해 긴장이 된다.
콩알만 한 사람이 하나 식구로 들어오는데 무슨 살림이 이렇게 벌써 늘어나는 것인지 *_*
새로운 존재에 대한 기대감과 나의 존재는 과연 어떻게 되어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나날이 커진다.

나름 초반엔 태교 같은 거 생각하며 노래도 불러주고 책도 읽어줬는데
막상 아이가 제대로 듣고 기억도 한다는 지금 주 차엔 그냥 하루하루 널브러져 있다.
아니 한 주가 왜 이리 빨리 가는 건가.
4월이 다 지나간다니 허허 웃음만 나온다.

그래도, 올해의 봄을 나는 오래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조금씩 나오는 배를 내밀고 걸어 다니며 느끼는 공기를 기억하겠지.
잎이 돋아나고 피어나는 꽃을 보면서 배 속의 아기에게 말을 걸어주는 이 시간이
오래오래 기억날 거라고 생각한다.

내년 이맘때쯤엔 유모차를 밀고 나올 수 있겠지.
순한 아기라면 유모차에서 노는 아기를 데리고 또 카페에 혼자 들를 수 도 있겠지?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2015년의 4월을 지난다.

봄이다 봄.

 

4 thoughts on “4월을 보내는 일상.

  1. 마쿠로스케

    이런.. 그 감각이 도무지 기억나질 않네요. 뱃속에서 아가가 딸꾹거리는 느낌, 머릿속을 뒤지고 아랫배에 초집중해보지만, 역시나 떠오르질 않아요. 뭐죠, 이 아쉬움은? ‘.’

    Reply
    1. colours Post author

      ^^;; 흐흐. 저도 이 느낌을 간직하고 싶은데 앞으로 다가올 육아의 시간들을 지나고 나면 기억이 날까 모르겠어요.
      친구는 아기가 배 속에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서 태어나고도 한동안 서운했다고 하던데 그 맘을 좀 알 것 같아요. :)

      Reply
  2. 토닥s

    저는 아이가 배안에서 딸꾹질할 때 들썩이는 배를 동영상으로 찍었답니다. :)

    섬세한 글들 잘 읽고 갑니다.

    Reply
    1. colours Post author

      ^^ 저도 매번 움직일 때 시도해보는데 아가가 그러면 딱 멈추고 저랑 밀당을 하더라구요;; 수줍어하는건지 :) 찾아주셔서 반가워요-

      Reply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