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의 토마토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는데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토마토가 되었다.

토마토가 과일이든, 채소든 공식적인 출신 성분과는 상관없이
어쨌거나 나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다.
사실 1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아마 토마토보다 사과를 훨씬 더 많이, 자주 먹는 것 같지만
(사과는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과일’이다. )

우리 엄마는 바쁜 워킹맘이기도 했지만, 살림에도 큰 관심이나 소질이 없었다.
그래서 도시락도 부실했고 간식 같은 건 따로 챙겨줄 여력도 없었는데
기억나는 건 내가 고3 때 일 년 내내 도시락에 토마토를 넣어줬다는 거다.
아마 그게 엄마의 최대한의 노력이었을 거다.

어릴 적엔 종종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서 먹기도 했다.
영화 ‘국가대표’에서 하정우가 설탕이 뿌려진 토마토를 생모에게 받는 장면에서는
이미 내 입안에 그 맛과 향이 감돌 정도였다. 익숙하고 그리운 맛.

이제는 설탕을 뿌려 먹지도 않고, 사실 잘 익은 토마토를 통째로 씹어먹는 게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만큼 자주 사다 먹지 않는다.
대신 결혼을 하고 보니 군것질도, 과일도 그다지 챙겨 먹지 않는 신랑이 방울 토마토만큼은 앞에 놓여진 대로 다 먹는 스타일이라 큰 토마토보다는 방울 토마토를 사게 된다.
나도 옆에서 한두 개 집어먹지만 뭐랄까 뭔가 미진한 느낌이 여전히 있었다.

주말에 있던 지인들의 모임에서 선배 아빠들에게 “임산부는 하루에 하나씩 토마토를 먹는 게 좋다.” 는 조언을 들었던 신랑은 어제 장을 보면서 토마토를 사 가자 했다.
그래서 간만에 방울 토마토 대신 큰 토마토를 사 왔다.

다섯 시에 눈이 떠진 비 오는 월요일.
샤워를 하고 나서, 다시 잘까 몽롱해진 아침에 토마토를 씻는다.
앞으로 매일 하루에 한 개씩 챙겨 먹겠다 생각하니 마치 고3 때 같은 기분도 들고
뭔가 나를 위해 온전하게 치르는 의식 같아서 맘이 결연해지기도 한다.

토마토 하나로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며 시작하는 아침이다.

2 thoughts on “이른 아침의 토마토

  1. 마쿠로스케

    토마토에 생모짜렐라치즈, 윽, 넘 좋아해요. >ㅁ<
    많이 드세요. 과일, 맑고 깨끗한 물.. 양수를 맑게 한답니다. ^^
    참, 아직 멀고 먼 훗날 필요한 정보이겠지만 ^^:::
    제가 다니는 치과는
    일산 주엽에 있는 '일산 어린이 치과'예요. (이름이 참 정직하죠. ^^ 말 그대로 어린이 치과.)
    새로 생긴 인테리어 훌륭한 치과에 비하면 낡고 허름한 편인데,
    한곳에 오래 뿌리박은 곳이라는 느낌에 저는 더 좋더이다.

    Reply
    1. colours Post author

      토마토는 뭔가 생긴것도 젤리(?) 같이 귀엽고 맛도 좋고 흐흐흐.
      말씀하신대로 모짜렐라치즈랑 딱인데 ㅜㅡㅜ 치즈가 토마토 값만 되면 좋겠어요. 킥킥.

      치과는 저희집에서 엄청 가깝네요 ^^ 유용한 정보 감사해요!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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