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요즘의 생각들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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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욕실에서 쓰는 스크래퍼를 경험한 뒤 완전 중독이 됬다;;
샤워하고 나면 벽이나 욕조의 물기를 싸악- 닦아내는데 너무 좋은거다 이게.
스크래퍼로 물기를 털어내면서 매 번 느끼는 건 삶에도 이런거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거.
지지부진한 미련 같은거 걷어내고, 소모적인 인간관계 걷어내고, 버리지 못하는 감정의 잔여물들 다 걷어내는 내 삶의 스크래퍼.
근데 중요한 건 스크래퍼가 아니라 그걸 쓰는 ‘내’가 있어야겠지.
그래도, 일단, 그런 기제가 있으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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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e’라는 거. 그러니까 ‘운전’ 말고 ‘~하도록 만들다’ 의 그 drive.
요즘 그게 내 안에서 희미해지고 있다는 걸 느껴서 가끔 슬프다.
육아를 핑계삼아 게으름에 잠식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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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도,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카카오스토리도 (요즘은 통 안했지만), 인스타그램도 한다.
여러 채널을 각각에 맞게 쓰는 편이어서 크게 스트레스도, 부담감도 없다.
그렇지만 가끔 채널이 하나가 되면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블로그에 점점 자기반성적인 글들만 쓰는 것 같아서 드는 생각일수도 있고.
채널이 하나가 된다면 아마 이곳이 남겠지 Good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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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지는 못해도 해마다 챙겨보는 EIDF. EBS의 국제다큐전.
올해에도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각국의 아이들이 학교가는 길을 다룬 ‘학교가는 길’ 이 참 좋았다.
스키를 타고, 사막을 가로질러, 숲을 지나서,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학교에 가는 아이들.
이번주는 (지난주에 끝나서) 다시보기로 몇개를 보고 있는데
어제 코트니브와루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아침에 일어나 집안일을 하고 밥을 짓고 이모가 학교에 내다 파는 음식들을 머리에 이고 가서 학교에 가는, 정작 수업은 받지 못하고 다시 코코넛 농장에 일을하러 가는 여자아이가 이야기가 나와서 너무 가슴 아팠다.
네 편에 등장한 스무명 남짓한 아이들 중 학교에 일을 하러 들르는 아이는 그 아이 뿐이었다.
보다가 먹먹해서 끝나고도 한참 아무말도 못했다.
EBS사이트에서 이번주까지 다시보기 가능. 그 이후 자유이용권 구입으로 볼 수 있으니 추천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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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인 북클럽과 티파티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다음에 길게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