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October 2015

바람의 기록

멋진 바다와 하늘 앞에서 손빨기에 여념 없는 아기 :)

제주 생활을 시작한 지 2주가 조금 넘었다.

잠깐잠깐 아기가 잠을 자는 사이 본능적 욕구 – 씻거나, 먹거나- 를 해결하기 바빠서
여전히 이삿짐은 눈앞에 대책 없이 널려있지만 그래도 매일 하나씩, 조금씩 자리를 찾아간다.

제주에 왔다고 해도 바닷바람 쐬러 갈 여유조차 없었는데
지난 주말부터 조금씩 ‘여행객 기분’으로 동네산책을 하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해수욕장도 둘러보고 나서
우선 소소하게 가까운 동네의 카페들을 하나씩 탐험하기로 했다.
사실 제주 지리를 잘 모르니 그저 같은 ‘읍’에 있다고 나온 가게부터 살펴보자는 계획 :)

그런 날이면 아가는 카시트에 누워 잠이 들었다가 끌려 나와(?) 품에 안겨 구경하다가
다시 카시트에 누워 이동하며 잠이 들었다가, 또 다른 목적지에서 내렸다가 ^^
귀찮아서 칭얼거릴만도한데 순하게 잘 동참해주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제주잖아?)
낮은 건물들 덕에 하늘이 많이 보인다는 점. 그 하늘의 노을도 아름답다는 점.
그리고 언제나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이 한라산, 혹은 바다라는 점이 제주에 왔다는 걸 실감 나게 한다.

편의성은 종종 어이없을 만큼 떨어지고, 관광객이 아닌 거주인의 처지에서 볼 때 편치않은 물가지만
아직은 걱정했던 것보다 잘 적응하고있고 기대했던 것보다 마음에 든다.

2015년 가을.
새로운 바람을 이렇게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