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존재가 생겨났다는 건 단순히 하나의 변화가 아니라
온 공간이, 세상이 달라지는 느낌이다.
일주일 전 새벽에 딸이 태어났다.
열 달 동안 준비했던 시간이었는데도 ‘딸이 태어났다’ 는 사실이 여전히 실감이 안 난다.
한 주간의 감정과 감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쁘면서도 얼떨떨하던 우리 부부의 한 주간이었다.
어색한 프로방스풍 모델하우스 같은 조리원 방에 아이를 데려다 놓았더니 공간의 온도가 달라진다.
커다란 침대 가운데 아이를 눕혀놓고 얼굴을 마주 보고 몇 시간이고 바라보았다.
잠든 아이 얼굴을 보다가 나도 잠이 들었다.
작은 우주가 새로 탄생했다.
나도, 또 다른 우주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