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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2013.03.06

새로 이사한 방에서는 저기 멀리 외곽순환도로가 보인다. 저걸 타고 가면 집이 있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오늘은 몸이 무겁다. 내내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었다.
몸도 싸이클을 탄다. 매 달, 매 계절에 몸이 다르게 느껴진다.

혼자 사는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예전과 같은 식사패턴이 다시 돌아간다.
아침엔 빵과 홍차에 우유. 점심은 파스타나 라면. 저녁은 밥으로 구성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 다시 그 패턴이다.
다행히 (혹은 나이 먹으며 위장의 기능이 떨어져) 점심도 밥으로 먹는
나름의 기특한 습관을 갖게 되긴 했지만.

새로운 일터에서의 이틀을 보냈는데 그 이틀간의 감정의 기복은 내게 혓바늘을 선사했다.
감정의 기복이라기 보다는 긴장도의 무게라고 하는 편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긴장감은 긍정적인 긴장감이라고 믿는다. 조금 설레는 면도 없지 않아 있으니.

3월이 어느새 스리슬쩍 다가왔다.
나는 분기형 인간이라 3월이 시작되었다기 보다, 한 분기가 벌써 끝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다.

변화가 많았다. 집을 옮기고, 직장을 옮기고, 새로운 이름을 하나 얻고.
연초에 많은 변화의 에너지가 출렁였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 큰 하나의 흐름의 시작이겠지. 그 생각에 한편 담담하고, 또 한편 감사하다.

언제나 그렇지만, 조금 더 부지런해지기를, 조금 더 뜨거워지기를, 조금 더 용맹스러워지기를.